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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을 글을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특히 님의 마지막 말씀이 마음에 많이 남네요.
신혼땐 남편없이 자취하면서 시댁만생긴기분이였고
지금은 남편은 있지만 애아빠가 없는기분이예요.
이럴꺼면양육비나보내주는사람이랑뭐가다를지
위의 글이 현재의 님의 상태를 잘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정말 듣고 보니 님의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결혼 초에는 서로가 일이 바빠서 늦게 퇴근하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네요.
그 와중에도 님께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시며, 그 생활을 견뎌오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남편분이
저녁에 시간이 생겼을 때는 자신의 힘들었던 삶을 보상받기 위해 친구들과 즐기는 것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면
님께서는 많이 허탈하고 또 화도 났을 것 같습니다.
결혼 초에 서로 함께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지만 그래도 버틸수 있었던 것은 "우리 가정을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
라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정작 남편분의 행동이 님의 이런 믿음에 대해 많은 좌절감을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님께서는 부부관계의 갈등에 대해 여러가지 내용들을 이야기 하십니다.
신랑은 주말도 없이 일중독자 였던 남편
자신의 삶의 보상을 위해 즐기는 남편
친구들과 노는라 바쁜 남편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
하지만 위와같이 다양한 내용들의 이야기 하시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어 보입니다.
남편분의 마음속에 님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네요.
결혼초기에는 남편의 마음속에서 님은 '직장의 일에 밀렸고'
남편이 바쁘지 않을때는 '남편 자신의 삶의 보상을 찾는 일에 밀렸고'
남편의 '친구들에게도 밀렸고'
급기야 님의 '우울증'은 남편의 '공황장애에 밀렸습니다.'
부부 갈등에 대해 많은 부부들은 표면적으로 다양한 원인, 즉 내용에 대해 진술 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표면적인 원인보다는 그 이면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핵심 주제에 대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님이 부부관계에서 겪고 있는 고통의 핵심 주제는 '남편의 마음속에서 님은 항상 뒷전으로 밀린다'는 것입니다.
만약, 남편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위와같은 느낌을 받고 계시다면 많이 화도나겠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슬플 것 같네요.
가장 가까워야하고 나를 아껴줘야하는 상대방이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괴로운 일입니다.
님께서는 남편이 아이는 투명인간 취급을 하고, 자신은 잔소리하는 아줌마로만 보는게 너무 힘들다고 하시네요.
저는 투명인간이라는 말이 공감이 되네요. 그 모습은 아이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님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항상 남편의 마음속에서 뒷전으로 밀린다면, 님역시 투명인간과 같다고 느끼실것 같네요.
남편의 표현대로면 님께서는 잔소리를 많이 하시는 건데요.
님께서 잔소리를 많이 하시는 원인을 투명인간과 함께 연결지어 생각해 본다면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표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즉 표면적으로는 잔소리 같지만 남편에게 투명인간이 아닌 자신의
존재를 끈임없이 알리고 소통하고자 하는 님의 표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잔소리 하는 상황이 유일하게 남편과 접촉하는 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인분의 이러한 상황을 남편분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남편분께서 부디 부인의 마음을 조
금이라도 이해하시게 된다면 관계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다음으로 남편분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남편분에게 비친 부인의 모습은 항상 '잔소리하는 아줌마'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부인분에게 비친 남편은 '완전 조선시대 사람' 이네요. 아래 내용을 보면 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닌듯 싶네요.
처가랑 화장실은멀어야된담서
사위는백년손님인데 이럼서
시집왓음니는이집안사람이고
며느리니까 어쩌구..저쩌구
저는 이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의문을 가져 보았습니다.
'잔소리하는 아줌마'와 '조선시대 사람'의 관계성은 무엇일까?라는 점입니다.
만약 남편분의 입장에서 공감해 본다면,
아내가 자신에게 끈임없이 잔소리를 한다고 생각이 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라고 생각해 보니,
아내가 나를 무시한다. 라는 기분이 들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남편은 이러한 상황에서 좀더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부인에게 일종의 '파워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즉 남편의 조선시대 사람과 같은 모습이 모두
" 남편을 무시하면 안돼~!!"라는 표현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이때에 중요한 포인트는 파워게임 자체에 대해 비난하기 보다는 남편분이 왜 파워게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지
그 배경에 대한 깊은 이해 입니다. 한가지 가설은 위에서 말씀드린데요. 나를 무시한다. 와 같은 감정들입니다.
그리고 남편분께서 공황장애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그 부분은 조금 걱정이 되네요. 실제 공황장애라면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실 텐데요.
혹시라도 부인분께 다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으신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짧은 글이나마 조금이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셨길 바라고, 또한 님께서 겪는 어려운 상황에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하루빨리 님과 님의 가정이 평온해 지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ps. 위 내용중에는 상담현장에서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저의 주관적인 가설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립니다.)
------- 원본 내용 ---------
안녕하세요.
결혼한지는 4년정도 되었고 애낳은지 4개월정도 된 가정주부입니다
생각해보면 신랑이랑 연애를 오래해서
당연히 결혼을 한것같아요
너무 많이 사랑하고 이남자아니면 안되겟고 그런게 아니였는데
그냥 이정도면 ..생각하고 결혼한것같은..기분?
둘이 생각.가치관.관심사..등 안맞는것투성이였어요
결혼후 난 시댁에 나름 이정도는 해야지 생각하고
싫어도참고 챙기려했는데
신랑은 처가는 명절.생일 아님 올일도 없고
그러다보니 저도 점점 시댁에 잘할생각없고
양가부모님께 잘하고못하고때문에도 엄청많이
싸웠구요
신랑은 주말도 없이 일중독자였어요
제가회사다니고 신랑은자기일하고 한다고
결혼은했는데 꼭.. 자취하는기분으로 살았어요
저는 아침출근해서 저녁퇴근인데
신랑은 오후출근해서 새벽 5-6시는되야 들어오고
주말도없이..그렇게 한동안지내다가
신랑이 밤 11시나 12시 새벽2 시 쯤들어오는걸로
바꿨거든요.
그래도 같이 뭘하는건 별로없고 밤에 드라이브겸 고깃집같은곳
조금다니고..아님 집에서 배달음식시켜먹고
그냥저냥 나름 불만많앗지만 노력하고이해하려고하고
친구한테 신랑시댁욕하면서 스트레스풀며 살았어요
그때도 많이 힘들었고 결혼은했는데 남편은 없고 시댁만 있는기분이였어요
근데..애가생겼는데 내가 임신했고
신랑은 일을 줄여서 저녁에 시간이좀 생겼지만
저랑같이 노는횟수보다
그동안 자기가 일만한다고 못놀면서 살은 날들에대한
보상으로 친구들이랑 놀기바빴어요
그러면서 일만하던사람이 한동안 놀다가
일에대한 고민걱정 다시 시작하면서 공황장애같이 왔대요
내가결혼하고우울증겪을땐 우울증걸린사람들은
바쁘게살면 그럴일없는데 안바빠서 그렇다고 이해안해주고..
내가임신일때 임신하고 신랑없이 미혼모도아니고
이러며 우울할땐 자기도 공황장애온것같다고 더힘든소리하거나
이제겨우 친구만나좀놀아보려는데 자기가 노는게
못마땅하나고 화내고..
난 친구만나노는게싫은게아니라 나랑도좀 같이 있어달란건데..
그리고 애낳고는 애가 대학병원에 태어나자마자 실려갔거든요
그땐 애났고 힘들엇는데 신랑은 저한테도오고 애보러
대학병원도 가고 더힘들다고 저는또 찬밥이였어요
근데..
애낳고나서 애키우고있는지금
신랑은 애가 안이뿐건지..
하루종일 애한테 손한번 안대보는날도있고
애한테인사도말도잘안걸어줘요
그리고 지금까지살면서
집안일은 절ㅡ대로안해요
지금까지 빨래널어준적도 청소기돌려준적도없고
저혼자 주말도없이 혼자 애보랴 집안일하랴
너무힘들어서 정말 자주 싸워요
싸우면 그날밤이나 담날 화해바로 하긴해요
싡랑이 먼저 미안하다하고 담날 애좀봐주는척하다가
또다시 원상복귀예요
너무 제입장만쓴거고 신랑은 신랑대로 돈벌걱정한다고
힘들꺼고 나름 애한테 사랑표현하는건데 생각하고
있을수도있는거지만
신혼땐 남편없이 자취하면서 시댁만생긴기분이였고
지금은 남편은 있지만 애아빠가 없는기분이예요.
애를 투명인간취급하고 귀찮아하고 저도 이제
잔소리아줌마로만 보는게 너무 힘들고
이럴꺼면양육비나보내주는사람이랑뭐가다를지
너무 힘들어요..
신랑은 안바껴요..자기말이 다맞는줄알고
대화도안되고 싸워도안되요...
어떻게해야할까요..
자기는날이렇게힘들게하면서 남편대접받고싶어해요..
가장은 하늘의 태양이고 어쩌구하면서
처가랑 화장실은멀어야된담서
사위는백년손님인데 이럼서
시집왓음니는이집안사람이고
며느리니까 어쩌구..저쩌구
완전조선시대사람같아요
그시절에태어나지 왜 지금태어나서 날힘들게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름 착하고 저한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부분도
있는건맞지만..그런거로 참아내기엔 독박육아가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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