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막 친구와 이야기를 끝내고 집에 왔어요
오늘은 집단에서, 집단 밖에서도 정말 많은 접촉이 있었던 하루같아요
월요일은 지났지만 나의 하루가 지나가기 전에 글을 씁니당.
아까 낭독했던 시만 공유할까했는데 이 편지도 부탁하셔서 쑥쓰럽지만 용기내서 올려요.
서로의 이해만 바라고 서운함이 최고조로 쌓였을때 문득 딸이란 이유로 아빠에게 나의 감정만 강요하지 않았나라는 마음이 들어 쓴 편지입니다. 진심이 닿았는지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단단한 사이가 되었어여 (사무실책상 위에 붙여놓고 매일 보신대요 ㅎㅎ속닥속닥)
저는 부녀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저는 늘 비슷한 일을 겪는거 같아요.
서운함과 원망을 잘 구분해서 표현할 수 있길. 나 자신을 방어하기 급급해 상대의 상처를 가벼이 넘기질 않길.
그리고 듣고싶지 않은 피드백을 들었을때 나의 존재 전체가 위협받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 되길 늘 노력하고 있어요. (넘나 어려워요 이번 생은 틀렸...)
오늘 마지막이 아닌듯한 마지막 집단.. 그동안 덕분에 행복했어요!
우리 이게 끝은 아니라 믿고 제가 어디 한번 잘 질척거려볼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그럼 마지막으로 아까 읽은 시 첨부하고 사라질게요!
제가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시에요. 다시 한번 온 마음을 담아 선물합니다.
그럼 구구절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여 좋은 꿈 꾸시길 :)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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