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단실에서 얼마나 많은 알아차림, 변화, 창조적 도전과 해체, 강렬한 접촉들이 있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그래도 이 집단을 시작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나간 기억속에 집단원들이 그립기도 하네요.
저는 종종 집단실의 의자를 보면, 새것으로 바꿀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지금의 의자들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저마다 각각인 모습이 마치 집단원들을 상징하는 것 같고, 그게 저희 게슈탈트 집단상담의 비젼과에도 부합하는 것 같아서요.
뭐. 의자 하나에 그런 큰 의미부여를 하느냐? 혹은 참 피곤한 생각을 하면서 산다~!! 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그래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일관된 모습의 새 의자 보다는 조금 낡긴해도 각자의 모양을 가진 지금의 의자가 좋습니다.
예전에, 동양철학과를 다닐때 어느 교수님 말씀이 떠오르네요.
쑥색을 만드는데는 두 가지가 있다.~!! 원래 쑥색을 가지 것들을 모아 놓거나, 각자 다른 색을 가진 것들을 섞어서 쑥색이 나오게 하거나......
사람을 곁에 둘 때도, 나와 비슷한 색을 가진 사람들을 곁에 두거나, 혹은 여러가지 색을 가진 사람들을 곁에 두거나.....
중국 역사에서 현명한 왕들은 주위에 모두 똑똑한 신하들만 두지 않고, 그 중에 꼭 어리숙한 신하를 곁에 두었다고 합니다.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조화라는 관점에서는 이해가 됩니다.
말을 하다보니 또 샛길로 빠지는 데요 ㅡ.ㅡ (저는 제가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암턴, 우리는 조화, 화합, 공감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종종쓰지만, 그것을 위한 선행조건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논어의 유명한 언명중에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화합하기 위해서는 먼저 너와 내가 같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의자를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집단원들이 각자 자기가 선호하는 각기 다른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그리고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진 집단원들이 모여서 어떤 조화를 이루어 내고, 이 집단을 어디로 끌고 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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