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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셈심리상담센터입니다.
글을 읽는 내내 정말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님의 심정이 전해집니다.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친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지만, 그곳 역시 공포스런 기억들이 있는 곳이고.
또 그런것들이 현재도 재현되고 있으니, 그 마음이 어떨지,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그리고 지금 힘든 상황에서 나 때문에 아이들까지 피해를 본다고 생각이 드시니,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님을 지지해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먼저 님의 글을 읽는 동안 특징적인 것은 친정어머니의 상처를 주는 말들도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님이 느끼는 주관적 감정은 무력감, 또는 어쩔 수 없음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건 친정집 밖에 없었습니다' ' 친정이 아니면 갈곳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스럽습니다' 라는 말속에서
님의 무력감이 느껴집니다. 한가지 궁금한것은 님은 어머니의 막말들 속에서 지내시면서 모든게 소진된 듯한 느낌, 또는 모욕감까지
느끼신다고 하셨는데요. 혹시 어머니에게 님의 그런 상황을 말해 보셨나요? 최소한 막말이나 친척들에게 님의 상황을 알리는 것이
불편하다고 어머니께 말씀은 해보셨나요? 아이들에게는 나도 모르게 감정들이 표현이 되는것 같은데요. 님의 글중에 어머니께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알리신 내용이 없어서, 왜 저렇게 힘드신데 직접알리지 않으셨을까? 라는 생각과 그 배경이 궁금해졌습니다.
물론 님의 글중에
'친정부모님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테고, 어렵고 감사한 결정임' '친정엄마도 많이 힘드신거 알겠고, 죄스러운 마음' 과
같은 표현속에 친정어머님께 불만을 표현하지 못하는 님의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또한 친정어머님 역시 많이 큰 결정을 하신거죠.
요약을 해보면 님께서 친정어머니께 느끼는 무력감의 원인은
'엄마가 아니면 받아줄곳이 없다' 와 ' 엄마도 힘드시니 감사해야한다' 입니다.
제 가설로는 왠지 위 두가지 내용이 님 내면의 깊이에 내재되어 있는 '핵심신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 개체가 가치판단 능력이 형성되기 이전의 어린시절에 권위자의 가치관이나, 도덕적 명령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무의식 깊이에 각인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한 개체의 감정과 행동의 중요한 동기가 되기도 하며 이러한 현상을 '내사' 라고 합니다.
님께서는 위 두가지 내용이 내사된 도덕적 명령들인 듯 합니다. 어린시절 어머니께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머니가 막말을
하고, 폭력을 휘둘러도 참아야 했던 이유가 위의 내용들 때문은 아니었는지, 어린시절을 재조명 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어머니께 불만을 토로할 수 없는 상황은 맞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어땠나요? 어머니께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잘 표현하시던 분인가요? 스스로에게 묻고 알아차려 보시면 좋습니다.
어머니께 현재의 힘든 상황을 전해보세요.
님의 힘든 상황을 전하는 것이 꼭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이 힘든 어머니의 사정을 몰라주는 인정머리 없는 딸이 되는것도 아닙니다.
님의 글속에서 이미 어머니의 힘든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감사해하는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님이 택하신 방식은 상황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막말보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점점 견디기 어려워 지는 님의 마음입니다.
님께서 점점 견디기 어려워져 결국 친정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그리고 어머니는 그러한 상황을 모르셨다면
어머니께도 대단히 슬픈 일이겠네요.
짧은글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위 내용은 제 임상경험을 통한 가설이 포함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원본 내용 ---------
안녕하세요..
마음이 힘들다는 생각으로 3년 가까이 버텼는데, 이제는 정말 모든게 소진돼 버린듯한 마음에 심리상담센터를 검색해보다 이곳을 발견하고 몇글자 써봅니다.
저는 홀로 두아이를 키우고 있는 40세 엄마입니다.
남편사업이 잘못되어 빚을 지게 되었고,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될 처지에 놓인 저희 가족은 남편은 시댁으로 들어가고 저는 아이 둘을 데리고 친정집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저도 모르게 벌렸던 일들이 감당할 수 없게 터졌던 상황이라 저는 더이상 남편과 부부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혼까지 결심했던 터입니다.
저 혼자 몸이라면 친정에 들어갈 결심을 하지 않았겠지만, 당장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첫째 아이와 두돌도 안된 둘째 아이를 데리고 돈도 없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친정집 밖에 없었습니다.
저와 제 아이 둘을 받아들이는 친정부모님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테고, 어렵고 감사한 결정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친정엄마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친정으로 들어갈때 몹시 두려웠습니다.
어릴때 엄마는 툭하면 저에게 쌍욕을 하고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엄마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과, 그리고 저에 대한 이야기를 모든 친척들에게 다 얘기하는게 너무너무 싫었습니다.
말을 가리지 않고 아무에게나 하는 성격이랄까요.. 자기 딸이 망해서 온 것을 굳이 모든 친척에게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지금도 아이들앞에서 서슴없이 저한테 욕을 하기도 하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너무나 스트레스 받고 힘들지만, 저는 친정이 아니면 갈곳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스럽습니다.
제 상황이 너무나 부끄러워서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었고, 힘들지만 힘들다고 털어놓을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곡차곡 쌓인 화는 불쌍한 제 아이들한테 자꾸 향하게 되어, 애들한테 별것 아닌 일로 자꾸 짜증을 내고 불쑥불쑥 욱하게 되는 일이 잦아지게 되네요.
오늘 아침 출근준비 때문에 바쁜데 밥을 삼키지 않는 아이를 보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오르면서 아이를 때렸어요.
갑자기 제 행동에서 친정엄마가 저한테 했던 행동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떨리고 숨이 막히는 경험을 했어요.
제 모습이 너무나 싫었고, 이러다 나 정말 치료 받아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정집에 처음 들어왔을때 엄마는 제게 얼른 직장을 얻어서 니 앞가림은 니가 하라고 끊임없이 이야기 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상처만 받은체 만신창인 저에게 직장을 못구하면 자신이 알고있는 장례식장 설겆이 자리가 있으니 그거라도 나가라고 하는 등의 말로 끊임없이 상처를 주었어요.
다행히 직장을 구해서 2년 반 정도 근무를 하고 있어 나름 제 앞가림을 하고 있지만, 학교, 유치원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 돌봐주는게 힘들다며 끊임없이 불만을 토로하고 모욕감을 주기도 합니다.
직장에 나와있으면 가끔 내 신세가 너무 한심해서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리기도 하고,
내 아이들이 이런 상황을 보며 뭘 배우겠나 싶기도 하고,
나와 아이들 같이 죽어버리자 싶었던 적도 많습니다.
내 인생은 망가졌지만, 내 아이들은 무슨 죄인가 싶어 애들 만큼은 어떻게든 잘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견뎠지만,
점점 한계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애들 데리고 와서 친정엄마도 많이 힘드신거 알겠고, 죄스러운 마음이야 이루 다 할수 없지만
저 역시도 어찌보면 피해자인데.. 그리고 받아주기로 하셨으면 그냥 좀 따뜻하게 대해주시면 안돼나 원망도 들고..
퇴근해서 집에 들어갈때면 가슴에 돌덩어리를 얹은듯 무겁기만 합니다.
힘들지만 해결방법도 돌파구도 없는데..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지 힘들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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