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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먼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어려움을 개방하신 점은 지지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온라인 상이지만 자신의 고통을 남에게
표현하는 일은 어렵고 두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짧은 글속에서 마음속을 다 표현하기 어렵다는 말씀속에는
님의 현재의 답답한 심정이 느껴집니다.
일단, 부부간 문제를 촉발, 악화시킨 사건이 부인분의 외도인데요. 부인 뿐만 아니라 님 역시 큰 충격이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럴 경우 피해를 입은 배우자가 거의 '정신적 외상' 정도의 충격을 받는 정도가 많습니다. 그로 인해 감정적으로
분노와 자책을 오가면서 심리적으로 '자기고문게임'에 빠지거나, 혹은 외도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라지지지 않는
강박적 상황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두 상황 역시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괴로운 상황입니다.
님의 말씀중에 '이런 아내를 한번씩 다그치고, 제대로된 사과가 없다보니 아마 마음 깊은곳에서 용서를 못한 것 같습니다' 라는
말씀이 위의 상황 처럼 보여서 걱정이 되네요.
다음으로 부부간의 문제인데요. 많은 부부들이 여러가지 어려움들, 즉 여러가지 내용들을 가지고 상담센터를 방문합니다.
그 내용들에는 성격차이, 양육문제, 경제문제, 외도문제 등등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을 관통하고 있는
부부의 '소통의 process'입니다. 소통은 대화하거나, 공감하거나, 싸우거나 하는 모든 상황을 포함합니다.
특히 부인분께서 원래부터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조용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이러한 부인분의 성격이라면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자기 안에서 감정을 느끼고, 상처를 받기도 하는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유형의 분들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많이 참고 견디다가 어느순간 자신의 내면에서 관계를 끊어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으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내면에서는 싸늘해 지는 것이죠. 그럴경우 상대방은 표현을 하지 않으니 알 길이 없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부인분 방식대로 표현을 했는데 잘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설아래에서 두 분의 소통의 방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부인분께서 상담 받기를 꺼려하시는 상황인데요. 상담을 위해서는 자발적 동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상담의
효과에서도 영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단은 남편 분 상담을 먼저 진행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부부는 관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사람이 바뀌면 상대방 역시 바뀔 수 있습니다.
상담의 내용은 충격적 사건을 경험하신 님의 개인상담과 관계를 회복을 위한 부부상담으로 진행하시면 되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주십시요. 님의 가정이 하루빨리 평온해 지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ps) 위 내용에는 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설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힙니다.
------- 원본 내용 ---------
용기내어 글 써봅니다.
저는 결혼생활 15년차 평범한 가장 입니다. 그간 가족간 화목하고 부부관계도 나름 순탄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습다만, 1년전쯤 아내의 외도(이웃지간)를 알게 된 후 지금까지 너무나 어렵게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내 문제를 알게된 초기에는 불화가 깊어 이혼직전까지 같지만, 나름 아내도 관계를 정리하고, 저역시 그동안의 사랑하는 마음과 가족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으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관계는 정리햇다고는 하지만, 아내는 과거 문제에 대해서 별다른 깨달음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할 수없이 정리했다고 보는게 맞을수도 있겠습니다.
단지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저와의 좋았던 기억들은 이제 변해버렸다고 생각하고 체념하고 지내는듯한 모습만 보게됩니다.(알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서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예전과 같지는 않겠지만 미래를 생각하자고 하지만, 저역시 부정적인 감정을 떨칠수가 없고, 아내역시 저와의 관계회복에도 소극적이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보니 조금씩 사이가 멀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기력한 아내 앞에서 저도 마음의 상처가 쌓여가니 한두달에 한번씩 큰 싸움으로 번지곤 합니다. 와이프도 그런 상황에서 그럼 끝내자는 둥 한번씩 전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간 올바른 사과를 받아본적도 없지만... 와이프는 원래부터 상당히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품의 조용한 사람 입니다.
저역시 이런 아내를 한번씩 다그치고, 제대로된 사과가 없다보니 아마 마음 깊은곳에서 용서를 못한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둘이서 해결할 수 없는 깊은 심리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내는 상담 받기를 극도로 꺼리고 있습니다.
지금와서 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모든게 믿기질 않습니다.
소중한 가정을 지키고 싶고, 제대로된 한 가족을 일구고 싶습니다.
저희 부부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짧은 글로는 표현이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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